'하얼빈' 영화 리뷰 - 안중근 의사의 위대한 발자취를 따라서
얼마 전 개봉한 영화 '하얼빈'을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현빈 팬이라 봐야지 봐야지하다가
못봤다가 시간을 내게되었습니다.
우민호 감독의 6번째 장편 영화이자 제4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냈습니다.
1909년 하얼빈역에서 있었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사건을 중심으로,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가슴 뜨겁게 하는 독립운동의 순간들
현빈이 연기한 안중근 의사의 모습은 제가 교과서에서 보았던 막연한 영웅의 이미지를 뛰어 넘었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로 결심하면서도 가족을 잃은 한 사람으로서의 고뇌와 무게감이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특히 함께 싸우는 독립운동가들과의 연대를 그린 장면들 독립운동이 결코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었음을 일깨워주었습니다.
같은 목표로 함께 달리는 독립운동가들이지만 다양한 시각과 갈등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각자가 꿈꾸고 생각하는 독립의 방식은 달랐지만, 결국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죠. 이는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주인공 현빈의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 뒤에 숨겨진 안중근 의사의 내면의 고뇌를 섬세하게 표현해냈습니다. 정말 실제 안중근의 모습처럼 느껴졌습니다. 깜짝 출연한 정우성의 모습도 강렬했고, 나문희 배우는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어낸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냈습니다.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는 역사적 사실에 살아있는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시대상을 완벽하게 구현한 미장센
1900년대 초반 하얼빈의 모습을 재현한 세트와 의상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직접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어요. 이런 점에서 우민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부분이었습니다. 영화 속 하얼빈의 거리, 의상, 소품 하나하나가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해주었습니다.
조금 남은 아쉬움
당연한 말이지만 완벽한 작품은 없습니다. 약 2시간의 러닝타임중에서 중간중간 템포가 다소 느려지는 부분이 있어 아쉬웠습니다. 좀 더 긴장감 있게 편집되었다면 더욱 몰입도 높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을 담담하고 충실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였을 것이라 이해가 됩니다.
영화가 끝나고 남는 여운
5점 만점에 4점 정도를 주고 싶은 이 영화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나열이 아닌 우리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줍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영화를 한편 보는 것이 제대로된 역사교육이 될 것이니까요.
영화가 끝나고 나온 후, 우리가 지금 현재 누리고 있는 독립된 나라에서의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될 겁니다. 우리는 종종 역사를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로만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에게 과거의 역사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얼마나 유기적이면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안중근 의사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가슴 깊이 새겨주었습니다.